국내 농업과 마찬가지로 해외농업에서도 작물의 선택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각 작물은 원산지가 달라 토양과 기상환경에 대한 적응 특성과 생육기간도 차이가 있어 재배지가 선택할 작물의 조건에 적합한지 미리 확인하여야 한다. 여기에 작물의 수익성과 시장성, 사회적 변수 및 작부체계와 연관된 토지 이용성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 자연환경을 고려한 재배 안정성과 생산성
작물재배의 가장 큰 목적은 우선 기대하는 수량을 얻는 것이다. 어느 조건에서든 안전하게 선택한 작물이 본연의 특성과 수량을 낼 수 있는, 즉 재배안전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일조건에서도 미세 환경의 차이로 수량과 품질이 달라질 수 있는데, 먼저 재배 예정지의 기후와 토양 및 병충해 조건을 감안하여 재배 가능과 현재는 재배하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는 작물로 분류한다.
해당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작물은 환경조건에 적응된 종자와 이미 형성된 시장도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재배법이 잘 알려져 있고, 관련 농기계나 농자재도 발달해 수확량을 늘니는 노력만 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아울러 수확물의 활용도도 놓아 시장성이 뛰어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해당지역에서 재배하지 않는 새로운 품목을 도입하려면 보다 세밀한 조사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 재배법이 개발되지 않은 데다 시장성과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재배에 적합한 종자를 찾아내 현지 적응성을 시험하고 등록여부 등도 파악하여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파종기가 수확기 등 농기계 준비도 미리 점검해야 한다. 작물과 재배법에 최적화된 농기계는 작업 효율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작물이 선택되면 그 지역의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여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많고 품질이 우수한 품종을 선택하여야 한다. 소비성이 높고 어는 정도 재배경력이 있는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적응성에 품종 안정성을 더해준다. 또한 여기에 주산지간의 경쟁관계를 고려하고 한 가지 품종보다는 주 품종과 보조 품종으로 비율을 정해 재배하는 것도 재배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2. 사회적인 조건을 고려한 경쟁력 있는 작물
국내 및 세계 소비시장의 변화, 산업화에 필요한 작물의 요구도, 국내의 FTA로 인한 수입 물량의 급증에 대한 정보 및 추세를 파악하여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작물선택이 필요하다.
3. 경제성을 고려한 작물의 시장성
재배안정성과 최고의 기술로 품질 좋고 수량 많은 작물이라고 하여도 그 작물의 형성 시장이 작고, 만일 기후 등 자연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작물이라면 생산성의 등락과 가격폭락 등 위험요소가 많아진다. 우선 재재 작물의 주요 소비시장을 파악하고, 유통 경로에 따른 물류비도 고려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정해야 한다.
수확한 곡물의 원활한 판매는 수익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대규모 영농에서 안정적인 곡물을 판매하려면 대형 소비처와의 일정 비율 직거래가 중요하다. 이는 유통비용 절감은 물론 장기적인 공급계약으로 안정적인 소비처 확보가 가능한 탓이다.
한편 소비 규모가 큰 작물은 시장의 발전과 변화에 따라 곡물의 가공 등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수익성 개성의 기회가 생긴다. 재배 작물은 지역 내에서 일정 부분 소비가 가능한 작물이어야 안정적인 영농을 지속할 수 있다. 곡물판매를 수출에만 의존하면 가격 등 위부 요인에 따라 변화가 심해 악화나 재고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판매 시기 조절도 중요하다.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특히 국제 곡물 수급동향이나 경기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한 편이다. 곡물의 오랜 저장은 보관비 증가, 품질 저하, 자연 감소. 손실 등의 우려가 있어 적정 시기에 판매해야 한다. 판매시기를 놓치면 다음해 새로 수확된 곡물과 경쟁해야 하므로 큰 폭의 가격 하락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물로 작황에 따라 상황이 역전되기도 하지만 국제 곡물시장의 가격과 수급동향을 파악하여 사전 대처해야한다. 한편 재배 작물의 갑작스러운 변경은 여러가지 애로상황과 맞닥뜨린다. 따라서 종자 준비나 농자재 구매 등 사전 준비 없이 재배 작물 변경은 어렵다.
4. 기술적인 면을 고려한 작부체계(토지이용성) 도입이 가능한 작물
판로에 문제가 없다면 경지의 효율성을 높여 작부체계를 고려한 작물을 선택한다. 이는 재배안정성과 시장성의 위험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연작 피해나 제초제 내성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2~3종 작물을 같이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다. 아울러 재배시기를 달리하면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의 위험을 분산시키고, 농기계와 인력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윤작을 고려하고 파종과 수확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작물을 선정해야 농기계 활용도를 높이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1년 1모작만 가능한 지역에서는 파종.수확 시기가 비교적 짧아 재배시기가 다른 2~3종의 작물을 분산 재배하는 것이 농기계 활용도와 인건비 절감에 유리하다.
또한 2모작이 가능한 지역에서 주 작물과 보조 작물을 정할 때, 수익성이 좋은 작물을 주 작물로 선정해야 한다. 보조 작물은 수익성도 고려해야하지만 유작이나 농기계 활용도 제고 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수익성작물을 선정할 때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작물을 선택하여 경영안정성도 꾀해야 한다.
이렇듯 영농을 할 때 작물의 선택은 자연환경, 사회, 경제 및 기술적 측면을 고려해야 되는 복잡한 상황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 만큰 작물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위에 설명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기란 힘들기 때문에 농장 환경, 조건, 규모에 따라 고려해야 할 각 요인에 조화로운 비중으로 작물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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